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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후기] 장혜진 개인전 — 갤러리 세줄 평창동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10.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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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후기] 장혜진 개인전 — 갤러리 세줄 평창동 전시 작가: 장혜진 @janghyejin1 전시명: 익숙함 속의 낯섦 일정: 2026. 10. 17 ~ 11. 26 (일요일 휴관) 장소: 갤러리 세줄 @gallery_sejul (서울시 종로구 평창30길 40) 〈키 작은 하늘〉로 장혜진이라는 가수를 알았지만, 정말 좋아하게 된 건 라디오에서 〈1994년 어느 늦은 밤〉을 들은 뒤부터였습니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중학교 시절 제 방이 떠오릅니다. 이번에 갤러리 세줄에서 장혜진 작가의 그림을 보다가 그 노래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노래는 말로 하지 못한 마음을 종이에 적어 건네는 편지 같습니다. 곁에 있을 때는 몰랐던 것이 텅 빈 방에 혼자 남고 나서야 보이기도 합니다. 그땐 그 말의 무게를 제대로 알지 못했고, 쓸쓸한데 따뜻하다는 느낌이 좋아서 계속 들었습니다. 그런 노래가 왜 하필 이 전시장에서 떠올랐는지는 그림을 보면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림 속 숲은 색이 좀 이상합니다. 주홍, 자주, 파랑 색깔의 나무 사이, 청록빛 물가에서는 흰 사슴이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배낭을 멘 사람이 등을 보이고 서 있고, 밤 숲에는 캠핑카와 노란 텐트, 작은 모닥불도 있습니다. 하나하나는 어디선가 본 것들인데 모아 놓으니 낯선 장면입니다. 장혜진 작가는 눈앞의 대상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그 위에 쌓인 시간과 기억을 함께 그린다고 합니다. 이끼 낀 숲길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도, 안개 위로 솟은 설산 앞의 붉은 댑싸리도, 노을빛으로 물든 산맥도 처음 보는 풍경이지만 어디선가 지나온 곳 같았습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홍차에 적신 마들렌 한 조각이 어린 시절 콩브레의 기억을 통째로 불러오는 장면을 썼는데, 제게는 이 그림들이 그 마들렌과 같았습니다. 지금 그 노래를 다시 들으면 예전과 다르게 들립니다. 이제는 빈방의 고요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기억은 꺼낼 때마다 지금의 마음에 맞춰 다시 저장된다고 합니다. 같은 노래라도 들을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들리는 건 그래서일 겁니다. 달라진 것은 풍경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전시를 보고 돌아와서 오랜만에 그 노래를 찾아 들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지나쳤던 것들 안에 낯섦이 이미 있음을 노래를 들으며 다시 한 번 떠올렸습니다. 글: 손만승 @art.connecter #평창동전시 #갤러리세줄 #장혜진작가 #익숙함속의낯섬 #1994년어느늦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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