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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기록] 박진흥 작가 @jinhpicasso10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10.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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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기록] 박진흥 작가 @jinhpicasso10 박진흥 개인전 《탄광(炭光) - 빛을 캐는 시간》 2026. 10. 08 ~ 10. 31 갤러리 반디트라소 @gallery_banditrazos <전시서문 요약문> 전시서문 - 박진흥(b.1972) 탄광(炭光) - 빛을 캐는 시간 이 상 민 | 미술인문 작가, 한국작가후원연대 이사장 ​🔹 鑛이 아니라 光 탄광(炭鑛)이 아니라 탄광(炭光). 캐낼 광(鑛)을 빛 광(光)으로 바꾸는 순간, 지하의 막장은 채굴의 현장에서 채광(採光)의 현장으로 뒤집힙니다. 작가는 폐광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폐광이라는 이름을 벗겨냈고, 그 자리에는 60여 년간 문 안쪽에서 조용히 여문 빛이 남아 있었습니다. "빛은 오지 않는다. 빛은 이미 거기 있다." 🔹 여무는 자리에서, 캐는 시간으로 지난 5월 《빛이 여무는 자리》가 기다림의 회화였다면, 이번 전시는 그 기다림 끝에 내려진 삽입니다. 다만 이 삽은 아무것도 부수지 않습니다. 이미 여문 것을 상하지 않게 꺼내오는 채굴, 포정(庖丁)의 칼이자 케노시스(자기비움)의 윤리입니다. 🔹 문 - 경계가 아니라 매질(媒質) 출품작 27점의 대부분이 문입니다. 그런데 이 문에는 그림자가 없습니다. 곁의 나뭇가지에는 그림자가 드리우는데 문만 광학의 법칙을 면제받았습니다. 이 문은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사유의 문입니다. 박진흥의 문은 안과 밖을 나누지 않고 만나게 합니다. 벤야민이 말한 '문턱'처럼, 60년 숙성된 문 안쪽의 빛과 문밖을 스치는 오늘의 빛이 서로를 통과합니다. 영하 30도의 탄광 사무실 문이 아래까지 뚫려 있던 '비합리' 덕분에 빛이 스몄고, 노자의 말처럼 비어 있음이 쓸모를 만들었습니다. 🔹 엑스레이 - 몸이라는 마지막 문 폐광에 왜 엑스레이가 남아 있을까요. 진폐는 흉부 X선으로만 판정되고, 갱을 떠난 지 10~20년 뒤에 발병합니다. 그때 과거 필름과 대조해야 하니, 그 필름은 진료 기록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증거물이었습니다. 엑스레이는 빛이 몸을 통과하다 멈춘 자리가 이미지가 되는 '그림자의 기술'입니다. 20년 가까이 그림자를 그려온 화가는 진폐로 굳어간 폐의 음영이 자신이 그려온 가지와 다르지 않음을 봅니다. 지상의 나뭇가지, 몸속 기관지, 땅 밑 갱도. 셋 모두 살기 위해 어둠 속으로 분기하는 구조입니다. 몸 역시 하나의 문이었습니다. 〈1964년으로부터 - 빛을 캐는 사람〉 앞에서 두개골은 바니타스가 아니라 빛으로 존재했던 광부의 초상이 됩니다. 노동자가 자기 폐의 음영으로 생애를 입증해야 했던 '행정이 요구한 자화상'을, 박진흥은 존재의 언어로 되돌려 놓습니다. 광부의 폐와 화가의 캔버스는 같은 원리로 퇴적하고, 회화는 비로소 애도가 됩니다. 🔹 권양기 - 수직의 문 지상과 지하를 잇던 권양기는 몸이 직접 통과해야 했던 수직의 문입니다. 작가는 이를 뼈처럼, 가지처럼 흰 선으로 그렸습니다. 〈22907일의 하늘〉은 1964년부터 헤아린 한 광업소의 생애이자, 수많은 몸이 오르내린 시간의 총량입니다. 작품 제목이 '1964년의'가 아니라 '1964년으로부터'인 이유는 빛이 그곳에서 출발해 아직 도착 중이기 때문입니다. 🔹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박수근의 점, 박성남의 선, 박진흥의 면. 《탄광》은 여기에 층(層)을 더합니다. 빛은 머물고, 스며들고, 깊어지고, 다시 다른 빛을 만나 조용히 여뭅니다. 60여 년 전 고한의 지하에서 출발한 빛이 이번 가을, 성북동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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