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기록] 김가인 작가 @_kimgain_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10.03 12:08
[취향의 기록] 김가인 작가
@_kimgain_
한국작가후원연대 @artist.sponsor 너이들 2년후 project
김가인 초대개인전
《포용의 문법 The Grammar of Embrace》
2026. 10. 1 – 10. 17 수–토 14:00–18:00 ·
갤러리0도씨 @gallery.0doc
<전시감상 요약문>
전시감상 - 김가인 작가(b.2001)
빈자리로 쓴 포옹 - 손끝으로 읽는 그림
이 상 민 | 미술인문 작가, 한국작가후원연대 이사장
1824년, 열다섯 살 루이 브라유는 여섯 개의 점으로 된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어느 점이 솟고 어느 점이 비었는지로 글자가 정해지는, 손끝으로 만져 읽는 문자. 점자는 인류의 문자 가운데 가장 ‘닿음’에 가까운 문자입니다.
어제 오후 다섯 시, 연희동 갤러리 0도씨에서 이 여섯 개의 점을 다시 만났습니다.
⠑ 보이지 않는 글자, EMBRACE
벽마다 화판이 두 줄 세 칸 격자로 걸려 있고, 늘 몇 칸이 비어 있습니다. 작가는 그 빈칸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그림이 있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곳이 글자예요.”
흰 벽이 드러난 자리가 점자의 점이 되어 E·M·B·R·A·C·E, ‘포옹’을 전시장 전체에 새기고 있었습니다.
자기 그림을 물려 세우고 그 빈자리로 포옹을 읽게 하는 것. 사랑받아 본 사람이 이제 누군가를 안아주고 싶어 하는 마음의 형식입니다.
🌿 풀이었다가, 햇살이었다가, 돌이었다가
멀리선 산수화, 가까이선 수천 장의 잎. 작가는 이것을 ‘잇풀’이라 부릅니다. “풀이었다가 햇살이었다가 돌이 되는 게 확실하지 않게 흘러가게 했어요. 너와 내가 구별되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는 걸.” 잎이 빛이 되고 빛이 돌이 됩니다. 경계가 흐려지는 곳에서 관계가 시작됩니다.
🪨 돌탑, 서로를 위해 비는 자리
골짜기의 돌탑은 “서로 끌어안고 염원하고 행복을 빌어주는” 자리. 돌들은 같아지려 깎이지 않습니다. 포용은 같아지는 일이 아니라, 다른 채로 균형을 찾는 일입니다.
🌳 〈나에게서 너에게로〉
모서리의 두 벽에 마른 살구빛 나무와 무성한 청록의 나무. 가지가 모서리를 건너 만납니다. 작가는 마른 나무가 자신이라 했습니다. “내가 말라 있는 이 모습도,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렸어요.” 그 대목에서 목소리가 잠시 떨렸습니다.
✨ 이별은 별이 되고
〈사라지지 않는 이별〉은 겨울 길가에서 햇살에 반짝이던 마른 꽃에서 왔습니다. 상실도 결국 아름다워 보일 수 있다는 위로. 그 곁에 별똥별 아래 함께 소원을 비는 버드나무 그림이 있습니다. 상실의 별과 소원의 별이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 추상에서 형상으로
한국작가후원연대가 처음 선정한 작가. 3년 가까이 지켜본 그의 그림은 따뜻한 추상이었는데, 올해 〈연리지〉를 시작으로 돌과 풀, 담쟁이와 산이 나타났습니다. 형상은 관객에게 말을 거는 문입니다. 첫 개인전 〈공존궤도〉에서 《포용의 문법》으로. 거리를 지키던 궤도가 품는 문법이 되었습니다.
전시장을 나서며 돌아본 흰 벽은 더 이상 비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포용은 그림이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 이어 읽는 사람이 완성하는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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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DeBAQfrmkD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