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기] 차민영 개인전 — 표갤러리 서촌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8.31 17:36

[전시후기] 차민영 개인전
— 표갤러리 서촌 전시
작가 : 차민영 @chaminyoung77
전시명 : 휘플링 (Whiffling)
일정 : 2026. 8. 22 ~ 9. 22
(월~토 10:00~18:00, 일·공휴일 휴무)
장소 : 표갤러리 @pyogallery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5길 18-4)
서촌 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차민영 작가의 개인전 《휘플링》에 다녀왔습니다. 휘플링은 새가 급기류를 만났을 때 몸통을 뒤집어 나는 고난도 비행 동작을 뜻합니다. 기술 환경이 급기류처럼 변하는 지금, 그 안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까. 작가는 기술 공포증과 기술 낙관주의라는 양극단이 아닌 제3의 지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지하의 〈로봇개의 기억: 망각의 궤적〉은 소방 공무원으로 평생 일하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기억에서 출발했습니다. 임종 직전에야 들은 화재 현장의 이야기 하나가 아버지의 직업에 대한 유일한 단서였다고 합니다. 작가는 아버지가 활동했던 지역구의 화재 보도 사진들을 모아 AI에 학습시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순수한 AI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 기록 위에 상상이 겹쳐진 화면입니다. 기억의 공백을 메우려는 그 시도가 로봇개의 데이터 기록과 겹쳐집니다.
1층 〈쉐어링 더 브레쓰〉 앞에 서면 관람자의 얼굴이 인식됩니다. 그런데 온전히 자신이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이전 관람자들의 흔적이 섞여 들어옵니다. 낯선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함께 놓인 〈코스믹 시그널〉은 1970년대 인류가 외계로 보낸 파이어니어 메시지를 2026년 버전으로 다시 쓴 작업입니다. 지구에 공존하는 존재가 더 이상 인간만이 아니라는 인식이 담겼습니다.
2층의 〈휴머노이드_부처〉는 백남준의 〈TV 부처〉를 오늘의 시대로 옮겨온 작업입니다. 휴머노이드가 수행하듯 성찰하지만 결국 자신이 인간이 아님을 깨닫는 설정입니다. 인간이 흉내낼 수 없는 관절의 가동 범위를 구현하기 위해 안무가의 동작을 6개월간 학습시켰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학습된 시퀀스가 자꾸 궤도를 이탈한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그 오류가 오히려 미래 기계들의 자율성이 될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기술과 인간이 공조하며 함께 진화하더라도 결코 동등해질 수는 없다는 것,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속에서 공존하는 것! 차민영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건네고 싶은 이야기 같습니다.
글: 손만승 @art.connec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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