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언제나 일상에 있다; 청담나잇 몽고트갤러리 - 15인의 작품이 차린 식탁, 그리고 한식의 손맛 || 갤러리 | 아트인코리아 ArtIn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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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국내 주요 갤러리와 전시 공간들의 프로그램과 전시 소식, 공간 정보를 소개합니다. 갤러리별 전시 흐름과 운영 방향, 참여 작가 등을 통해 동시대 미술 공간의 다양한 움직임을 기록합니다.



예술은 언제나 일상에 있다; 청담나잇 몽고트갤러리 - 15인의 작품이 차린 식탁, 그리고 한식의 손맛    네이버 구글

2026 키아프·프리즈 서울 개막 주간, 강남구 26개 갤러리가 심야까지 문을 여는 ‘청담나잇’(9월 2일). 몽고트갤러리(MONGOAT)는 작품을 ‘보는’ 밤이 아니라 ‘쓰는’ 밤을 준비했다. 15인의 작가가 차린 식탁 위에 갑기회관 한식대가 김정옥 대표의 손맛이 오른다. 사흘 뒤 9월 5일에는 두 달간 이어온 《쓰임의 미학 | TABLESCAPE》가 네 번째 토크쇼로 막을 내린다.
이상민   승인 2026.08.3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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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 투어의 첫 관문

올해 강남아트 2026의 간판 프로그램은 스탬프 투어다. 갤러리 13곳을 돌아 스탬프를 채우면 키아프·프리즈 서울 티켓과 선물을 받는다. 최근 공개된 유튜브 공간치유의 강남아트 투어 영상은 그 첫 번째 목적지로 몽고트갤러리를 찾았다. 첫 스탬프가 찍힌 곳이 몽고트였다는 뜻이다.

카메라가 3층 문을 열자 진행자인 공간심리 전문가 윤주희 대표의 첫마디는 공간에 대한 감탄이었다. 단아하다는 것. 그리고 곧장 장은미 대표 디렉터의 설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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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트갤러리 장은미 대표(좌측)와 공간심리전문가 윤주희 대표(우측) (이미지 출처: 유튜브 '공간치유')

 

쓰임 이야기’ ─ 15인이 차린 일상

전시는 쓰임 이야기를 주제로 섬유 설치, 염색, 회화, 도자 등 15의 작가가 참여한다. 기획의 전제는 단순하고 단호하다.

보통 우리는 예술을 미술관 안의 특별한 사물로만 여기잖아요. 하지만 저는 예술은 항상 우리 일상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장은미 대표 디렉터

그래서 식기, , 가구, 그림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모든 것이 작가들의 작품으로 세팅됐다. 전시장이라기보다 이미 차려진 하나의 생활 장면에 가깝다.

이승화신작 도자. 유약 실험까지 직접 거친 섬세한 식기다. 청담나잇 당일 이 그릇에 음식이 담긴다.

나유석세라믹과 철처럼 성질이 다른 재료를 한 작품 안에서 함께 다룬다. 몽고트 토크에서보통의 사람을 화두로 삼았던 작가다.

김민령한지와 재봉틀로 만든 테이블 매트. 이번 전시에서는 장은미 대표가 장식 방식을 바꿔 배치했다.

박이름흙을 직접 만들어 쓰는 도예가. 형태보다 질감과 물성 자체를 작업의 중심에 둔다.

우창민도자. 《쓰임의 미학》 첫 번째 토크쇼의 패널로 이 시리즈의 문을 열었던 작가다.

김민령 작가의 매트를 소개하며 장 대표가 덧붙인 말이 이 전시의 온도를 보여준다. 손님을 맞는 환대와 존중의 의미를 담아, 관람객이 이 자리에 앉았을 때 스스로를 귀한 사람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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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트갤러리에서 전시중인 나유석 작가의 작품 (이미지 출처: 유튜브 '공간치유')


청담나잇의 식탁갑기회관 김정옥 대표의 한식

청담나잇 당일 몽고트가 준비한 것은 한식이다. 갑기회관 한식대가 김정옥 대표가 손맛이 담긴 한식을 선보이고, 그 음식은 전시 중인 작가들의 그릇에 담긴다. 감상의 대상이던 도자가 본래의 임무로 돌아가는 순간을 눈이 아니라 혀로 확인시키는 구성이다.

미술주간에 맞춰 마련한 이 테이블은 갤러리에서 한식을 직접 경험하는 자리다. 좌석이 한정된 만큼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예약은 필수다.

장 대표는 강남아트 투어 영상 말미에 이렇게 초대했다. “더 많은 이야기는 9 2일 청담나잇 때 직접 오셔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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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트갤러리 전시공간 이미지 모음


디렉터의 이력이 곧 공간의 문법

장은미 대표는 한국에서 회화를, 호주에서 공간 디자인을 전공했고, 영국에서 골동품 감정을 공부했다. 서양 골동품 관련 일을 20년 넘게 해온 뒤 지금은 작가를 소개하는 자리에 서 있다.

회화를 아는 눈, 공간을 설계하는 손, 오래된 사물의 격을 가리는 감별력. 이 셋이 한 사람 안에 쌓여 있다는 사실이 몽고트라는 공간을 설명한다. 회화만 아는 사람은 벽에 걸 줄만 알고, 공간만 아는 사람은 예쁜 방을 만들 뿐이다. 두 언어를 모두 구사하는 사람만이 번역을 할 수 있다.

몽고트가 스스로를 소개하는 문장도 그래서 정확하다. 작업의 개념을 공간의 언어로 번역한다.” 작품을거는것이 아니라 개념을번역하며, 그 매체가 텍스트나 이미지가 아니라 공간 그 자체라는 선언이다.

청담동의 몽고트는 유럽의 골목을 연상시키는 작고 아늑한 공간에서 드로잉, 오브제, 생활공예, 플라워, 굿즈를 함께 다룬다. 넓고 비어 있는 광장을 지향하는 화이트큐브와 정확히 반대편이다. 골목은 한눈에 전체가 파악되지 않고, 모퉁이를 돌아야 다음 장면이 나온다. 스크롤 한 번으로 소진되는 온라인 뷰잉룸이 만들 수 없는 것이 이다음 모퉁이. 2024 4월 성수연방에서 연 팝업 〈작가의 집〉 역시 같은 문법이었다. 제목부터가 전시장이 아니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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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 번째 <쓰임의 미학> 토크쇼 장면


『취향과 안목, AI를 이기는가』가 몽고트를 호명한 이유

필자는 저서 『취향과 안목, AI를 이기는가』에서 몽고트를 사례로 다룬 바 있다. 규모로 보면 국제갤러리나 갤러리현대와 견줄 대상이 아니지만, ‘AI 이후의 갤러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이 작은 공간이 더 정확한 답을 내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같은 책에서 장은미 대표를 컬렉터의 안목과 큐레이터의 감각을 동시에 지닌, 몇 안 되는 통섭적 기획자로 소개했다.

논지의 핵심은 체류다. 취향은 정보로 형성되지 않고 체류 시간 안에서 형성된다. 한 공간에 오래 머물수록, 몸이 편안할수록, 작품 앞에서 나누는 말이 길어질수록 눈은 정교해진다. 미식과 공간연출은 사치가 아니라 체류 시간을 늘리는 장치이며, AI는 정보를 무한히 제공하지만 체류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장은미 대표가 말하는 환대와 존중이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안목이 자라는 조건의 문제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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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트갤러리에서 전시를 설명하는 장은미 대표 디렉터 (이미지 출처: 유튜브 '공간치유')


사흘 뒤, 몽고트의 마지막 식탁

청담나잇과는 별개로, 몽고트는 9 5일 《쓰임의 미학 | TABLESCAPE》 네 번째이자 마지막 토크쇼를 연다. 7 11일 개막한 이 예약제 전시의 폐막 프로그램이자, 15인의 작품과 미식, 도자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새로운 형식의 대담이다. 진행은 한국작가후원연대(KASC) 이상민 이사장이 맡는다.

앞선 세 차례의 라인업이 이 시리즈의 성격을 보여준다.

1이미향 작가(회화), 우창민 작가(도자). 그림과 그릇이라는 두 축으로 시리즈의 문을 열었다.

2드레자양 장세영 대표(이탈리안), 신윤희 작가(도예), 향유수산 김종한 대표. 식재료·요리·그릇으로 하나의 식탁이 완성되는 과정을 짚었다.

3김선경 작가(Claire’s Atelier), 장은미 디렉터, 강동하 셰프(명화옥). 갤러리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셰프가 그날의 음식을 직접 차렸다.

4(9 5)나유석 작가(세라믹과 철), 박이름 작가(흙을 직접 만드는 도예), 배주식 대표(파리에서 청담으로 이어진 보리수 파리), 이미향 작가(몽고트 개인전 이후 뉴욕 등에서 활동). 40.

주제는 예술과 공예, 그리고 장인의 미식이 만나는 순간. 재료도 방식도 다른 네 사람이 오랜 시간 자기 손으로 재료를 다뤄 하나의 결과물을 만든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는 것이 이 대담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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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안내

청담나잇

일시  9 2() 18:00 – 22:00

프로그램  갑기회관 김정옥 대표의 한식 테이블 · 예약 필수(좌석 한정)

교통  무료 아트 셔틀버스 A코스(코엑스 북문 출발)

혜택  강남아트 2026 스탬프 투어 52번 갤러리, 인증 스티커 수령 가능

《쓰임의 미학 | TABLESCAPE

기간  7 11 – 9 5 · 12:00–18:00(월 휴관) · 예약제

폐막  9 5일 네 번째 토크쇼

몽고트갤러리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9 47, 3(청담동 126-6번지 3F) · 02-543-9332

 

한 줄 더. 청담나잇의 다른 25개 공간이무엇을 보여주는가로 승부한다면, 몽고트는얼마나 머물게 하는가로 승부한다.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조용한 전시가 도리어 가장 긴 잔상을 남기는 이유다.

글쓴이

이상민  미술인문학자,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한국작가후원연대(KASC) 이사장, 이노바랩() 대표. 연세대학교 수학, 중앙대학교 대학원 언론학 전공. 《통섭미술관기행》, 《통섭미술 취향의기록》, 《아티스트 코드 80, 《컬렉터스 코드 80, 《취향과 안목 왜 AI를 이기는가》, 《통섭과 협업 AI 이후 인간의 전략》 저술. 한국구상조각회·양평아트로드포럼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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