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로윤 «네 개의 표정» 미술세법 특강 & 작가와의 대화 현장 스케치
지난 22일 갤러리로윤에서 열린 «네 개의 표정»展 연계 프로그램은 한 자리에서 두 가지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1부에는 미술품 컬렉터를 위한 세법 특강이, 2부에는 참여 작가 네 명과 나누는 진솔한 대화가 이어졌다. 두 프로그램 모두 한국작가후원연대(Korea Artist Sponsor Club, KASC)가 협력갤러리 지원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한 자리로, 예술과 실무를 함께 다루며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법조문과 판례로 푼 '미술세법과 미술자산투자'
이날 특강의 강사로 나선 이상민 KASC 이사장은 커뮤니케이션 학자이자 통섭미술 작가로, 컬렉터 교육과 전시 기획을 병행해온 이력을 바탕으로 미술품 세제를 알기 쉽게 풀어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접근 방식이었다. 그는 소득세법 제21조와 그 시행령 제41조, 제87조, 그리고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 등 관련 조문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해석이 엇갈리기 쉬운 대목을 조문 그 자체의 문언으로 명확히 정리했다. 여기에 실제 판례와 구체적 사례를 곁들여 설명하니, 참석자들은 추상적인 절세 이론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실무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특강은 크게 세 갈래로 진행됐다. 먼저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은 거래액에 제한 없이 비과세되며, 취득세·보유세·양도세 부담이 전혀 없다는 점이 부동산과 비교를 통해 설명됐다. 이어 법인이 사무실이나 복도 등 공유 공간에 환경미화 목적으로 미술품을 비치할 경우 점당 1천만 원 이하 범위에서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개인사업자의 경우 아트 렌탈이 사업 관련성과 합리적 수준, 계약의 실질을 충족해야 경비로 인정될 수 있다는 국세청의 최근 입장이 소개됐다. 마지막으로 작품 매각 시 양도소득세가 아닌 기타소득세 22% 분리과세가 적용되며, 보유 기간과 금액에 따라 필요경비 공제율이 80%에서 90%까지 달라진다는 점이 실제 계산 사례와 함께 제시됐다.
증여와 상속을 둘러싼 전략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미술작품과 현금을 증여할 시의 비교,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에 기증할 경우 상속세 과세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점 등이 이건희 컬렉션 기증 사례를 통해 설명되며 참석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아울러 저작권과 소유권은 별개라는 점, 위작·아트테크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계약서 작성 원칙도 짚어졌다. 강의 내내 이어진 질문과 메모하는 손길에서, 컬렉터들이 실무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가 드러났다.
네 개의 표정, 네 명의 진심
바로 이어진 «네 개의 표정» 작가와의 대화는 추니박, 지오최, 윤기원, 김태형 네 작가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작업 세계를 들려주는 자리였다. 구불구불한 선으로 풍경을 가득 채우는 추니박 작가는 화면 속에 숨겨둔 인물들의 의미를 밝히며, 오는 10월 출간 예정인 드로잉 에세이가 자신의 작업 여정에서 어떤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지 담담히 이야기했다. 계란프라이라는 독특한 모티프로 초현실적 화면을 구축해온 지오최 작가는 상상 속 풍경을 그릴 때 색과 형태, 이야기 중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지를 묻는 질문에 자신만의 작업 순서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인물초상에서 출발해 풍경초상, 그리고 부분을 트리밍한 추상초상으로 작업을 확장해온 윤기원 작가는 그 변화의 계기를 밝히는 한편, 212회를 이어온 유튜브 채널 '공셸TV'의 아티스톡 코너가 작가 자신에게도 작업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와 동양화를 전공하고 시각디자인을 복수전공한 이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업을 선보여온 김태형 작가는 '자라나는 집', '기억의 방', '놀이의 흔적' 등 지극히 개인적인 제목의 작품들이 어떻게 보편적 감정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앞으로 장르를 더 확장해나갈 계획이 있는지를 밝혔다.
네 작가의 대화를 이끈 이는 이상민 이사장이었다. 통섭적 아트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바탕으로 다수의 통섭미술 시리즈를 저술하고 여러 갤러리·단체의 전시기획자로 활동해온 그는, 각 작가의 작업 배경과 예술관을 깊이 있게 짚어내는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며 관객이 작품 너머의 이야기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한 진행에 좌중의 만족도도 높았다는 평이다.
협력갤러리 지원 프로그램, 그 다음 걸음
이번 행사는 한국작가후원연대가 협력갤러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KASC는 앞으로도 협력갤러리에서 전시되는 작가들의 작품을 컬렉터가 구매하는 과정에서, 세법에 대한 실질적 도움과 작품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함께 제공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미술품 구입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예술적 안목과 합리적 자산 관리가 만나는 지점이 되도록 돕겠다는 것이 KASC의 방향이다.
추니박, 지오최, 윤기원, 김태형 네 작가의 «네 개의 표정»展은 갤러리로윤에서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iartno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