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기] 마리노 후나하시, 유가월 2인전 — 갤러리그라프 청담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7.21 10:52
[전시후기] 마리노 후나하시, 유가월 2인전
— 갤러리그라프 청담 전시
작가 : 마리노 후나하시, 유가월
전시명 : 여과된 풍경
일정 : 2026. 7. 18 ~ 8. 22 (일·월 휴무 / 일요일 예약제)
장소 : 갤러리 그라프 @gallerygrappe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149길 10, 1F)
청담동 갤러리그라프에서 열리고 있는 마리노 후나하시, 유가월 작가의 2인전 《여과된 풍경》에 다녀왔습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사이먼 샤마는 풍경을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기억과 문화, 감정이 투사된 정신적 산물로 바라봅니다. 두 작가의 화면도 그렇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개인의 감각과 기억을 통과하며 내면에서 새롭게 형성된 풍경입니다.
마리노 후나하시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상징적 추상'이라 명명합니다. 명확한 에피소드로 남지 않는 기억의 구조를 색채와 마티에르, 신체적인 붓질의 층위로 풀어내는 그의 회화에서 풍경은 지나간 장면의 재현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여과된 감각과 응축된 기억의 골격으로 남습니다.
유가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몽환경(夢幻景)'의 세계를 펼쳐 보입니다. 작가는 산수를 완결된 이상향이 아니라 현실과 환상, 각성과 꿈의 경계에서 진동하는 중간 상태로 규정합니다. 전통 산수의 관조적 태도를 계승하면서도 동시대인이 감각과 기억을 재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으로서의 산수입니다.
한지 위에서 마블링처럼 번지는 물과 채색의 유동적 흔적들은 물과 안료가 한 번 흐르고 나면 다시는 재현되지 않는 비가역적 순간의 기록입니다. 그 되돌릴 수 없음이야말로 다음 무늬를 가능하게 합니다. 지나간 풍경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자리에서 다시 숨 쉬고 있는 것입니다.
두텁게 쌓아 올리는 마리노 후나하시 작가와 스며들고 번지는 유가월 작가 — 서로 다른 두 개의 호흡이 한 공간에서 만나며, 눈앞의 풍경 너머 각자의 내면이 빚어낸 또 하나의 풍경을 마주하게 합니다.
1~5. 마리노 후나하시 @marino_mcrooms
6~10. 유가월 @liujiayue_artist
글: 손만승 @art.connec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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