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기] 김원규 개인전 — 갤러리온도 인사동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9.08 14:22
[전시후기] 김원규 개인전
— 갤러리온도 인사동 전시
작가 : 김원규 @kimwonkyu7503
전시명 : 어쩐지 설명이 되지 않는
일정 : 2026. 9. 5 ~ 9. 20 (월 휴관)
장소 : 갤러리온도 @galleryondo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7-1)
인사동 갤러리온도에서 열리고 있는 김원규 작가의 개인전 《어쩐지 설명이 되지 않는》에 다녀왔습니다. 작가는 이번 작업의 주제를 묻는 질문에 담담하게 답했습니다. 제목 그대로라고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끝내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작가노트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나에게 예술은 어쩌면, 그렇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오래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수전 손택은 《해석에 반대한다》에서 예술 작품을 의미로 환원하려는 태도를 비판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해석학이 아니라 예술의 성애학이라고 썼습니다. 작품 앞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캐묻기보다 그것을 감각하는 일이 먼저라는 이야기입니다.
김원규 작가는 그 지점에서 아주 솔직합니다. 산을 좋아해서 산을 그리는 사람이 거기에 과학과 인문학을 끌어다 붙여 잡탕으로 만드는 것이 싫다고 말합니다. 좋아하는 것만 자꾸 고르게 되는 것, 유년 시절 무의식에 남아 있던 이미지들을 끄집어내는 것 — 그의 화면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꽃의 수술, 수영장의 기둥과 물, 구멍. 작가는 대상에 성적인 의미를 의도적으로 부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도상들이 어쩌다 보니 그런 것들이었다고 말합니다. 원초적이고 솔직한 감각.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지만 시선을 찌르고 오래 남는 지점들입니다.
기법 또한 우연에서 왔습니다. 원래 붓으로 직선을 그리던 작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마스킹 테이프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커팅이 유난히 손에 익었습니다. 미술 학원에서 20년간 아이들을 위해 시트지를 잘라온 시간이 몸에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방법론조차 뜬금없이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이미 살아온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면과 면이 부딪히는 경계에는 테이프가 남긴 미세한 두께감이 있습니다. 완벽하게 사포질해 프린트처럼 만드는 작가들도 있지만, 김원규 작가는 그러지 않습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인간적인 것 — 그 어긋남이야말로 이 화면이 살아 있는 이유입니다.
장 그르니에는 《섬》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는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전시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바라볼 것을 드러낼 뿐입니다.
글: 손만승 @art.connec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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