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후원연대, 경희대 미대 60주년 특별전에 그림감상문대회 개최
지난 9월 14일 오후 4시,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KUMA미술관 1층에서는 미술대학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TIME-ARCHIVE 60, 다시 선언하다》의 막이 올랐다. 60년이라는 시간의 지층 위에 다시 한 번 선언을 얹는 자리였다. 개회사와 내빈 소개에 이어 나형민 미술대학장의 인사말이 60년의 역사와 미래 비전을 짚었고, 김재덕 동문회장의 축사,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님의 격려사가 뒤를 이었다. 음악대학 대학원생 도예림 외 3명이 꾸민 현악 4중주가 공간에 온기를 더했고, 테이프 커팅과 60주년 기념 포스터 서명식을 거쳐 참석자들은 곧바로 전시장으로 향했다. 형식은 익숙했지만 그 안에 담긴 시선은 새로웠다 — 이번 60주년전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대학과 예술 생태계가 함께 다음 세대를 향해 다시 쓰는 선언문이었기 때문이다.
4층 특별전 "취향의 기록" — 36인이 쓴 오늘의 안목
이번 60주년 기념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한국작가후원연대(KASC)가 주관을 맡은 4층 특별전이다. KUMA미술관 4개 층 전체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 가운데서도 4층은 유독 밀도가 높다. 이곳에 걸린 36인의 작가는 각기 다른 화면과 질료로 자신의 세계를 펼쳐 놓았지만, 그 아래에는 하나의 공통된 텍스트가 흐른다. 이상민 KASC 이사장이 통섭미술 방법론으로 써 내려간 "취향의 기록" — 36편의 작가별 감상문도 특별하다. 작품 한 점 한 점을 그저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작업이 딛고 선 미학적 계보와 시대적 맥락, 그리고 감상자의 안목이 만나는 지점을 문장으로 복원한 작업이다. 화면 앞에 선 관람객이 손에 쥐게 되는 것은 도록이 아니라, 36개의 서로 다른 시선으로 그려진 지도다. "당신의 시선이 작품이 됩니다"라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바로 이 4층에서 가장 정확하게 완성된다.
이 특별전이 가능했던 데에는 두 사람의 헌신이 있었다. 4층 특별전 전체를 설계하고 36인의 참여 작가를 선정, 조율하며 전시 동선 하나하나를 매만진 이는 박겸숙 KASC 이사(아트노이드178 대표)다. 작가 섭외부터 작품 배치, 텍스트와 회화의 호흡을 맞추는 세밀한 작업까지, 디렉터로서의 그의 손끝이 닿지 않은 구석이 없다. 전시가 하나의 완결된 서사로 읽히는 것은 그의 안목과 뚝심 덕분이다.
감상문대회, 온라인으로 다시 태어나다
특별전과 나란히 진행되는 제2회 KASC 통섭미술 취향의기록 그림감상문대회는 9월 14일부터 22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참가 부문은 어린이부와 일반부로 나뉘며, 경희대 총장상·미대학장상·미대동문회장상·KASC이사장상·장려상 그리고 우수지도교사상까지 묵직한 상훈이 걸려 있다. 수상작은 9월 23일 발표되고, 28일 오후 5시 KUMA미술관 4층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이 대회의 접수 창구를 온라인으로 구현해 낸 사람이 김영도 KASC 이사(아트인코리아 대표)다. 대회 접수기간과 부문, 상훈 정보를 아트인코리아 행사 페이지에 담아, 참가자 누구나 손쉽게 감상문을 제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지만, 대회 전체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받쳐 준 것은 이 보이지 않는 설계 덕분이었다.
안목을 나누는 자리 — 연계 강의와 체험 프로그램
전시와 대회를 잇는 세 개의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9월 17일 목요일 저녁 6시, 미술관 5층에서는 이상민 KASC 이사장이 "컬렉팅과 미술세법 사례"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미술품 컬렉팅에 관심 있는 교직원과 동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리로, 컬렉팅이라는 실천이 세법이라는 현실과 만나는 지점을 짚는다. 이틀 뒤인 19일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그림감상문 작성법" 강의가 이어진다. 감상문대회 참가자를 위한 실전형 강의로, 그림 앞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문장으로 옮길 것인가를 함께 짚어본다. 같은 시각 미술관 4층에서는 노상미 KASC 이사가 진행하는 어린이 대상 "나도 작가" 체험 프로그램이 열려, 어린 관람객들이 직접 붓을 들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다시, 60년 이후를 선언하며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이 주최하고, 한국작가후원연대, 아트인코리아, 아트누리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미술인, 도서출판더썬의 후원으로 완성됐다. 60주년이라는 숫자는 지나온 시간의 총합이지만, 이번 전시와 대회, 강연이 보여준 것은 오히려 다음 세대를 향한 출발점이었다. 4층에 걸린 3면과 36편의 글, 그리고 그 뒤에서 묵묵히 구조를 세운 박겸숙 이사와 김영도 이사의 손길이 없었다면, "당신의 시선이 작품이 됩니다"라는 문장은 슬로건에 머물렀을 것이다. 예술은 결국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 시선을 붙들어 세상에 내놓는 사람들의 협업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이번 60주년전은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iartno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