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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국내 주요 갤러리와 전시 공간들의 프로그램과 전시 소식, 공간 정보를 소개합니다. 갤러리별 전시 흐름과 운영 방향, 참여 작가 등을 통해 동시대 미술 공간의 다양한 움직임을 기록합니다.



몽고트갤러리에서 만난 세 개의 손 - 『쓰임의 미학 | TABLESCAPE』 두 번째 프로그램 현장    네이버 구글

이상민   승인 2026.08.0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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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 토요일 오후 2, 서울은 휴가철 폭염 한가운데 있었다. 거리에는 차도 인적도 뜸했지만, 청담동의 갤러리 몽고트 안쪽 공간만큼은 사정이 달랐다. 낮은 소파와 원목 스툴이 반원으로 놓이고, 앞으로 관람객들의 의자가 빼곡히 채워졌다. 벽에는 회화 작품이 걸려 있고, 천장에는 남색 천이 드리워져 있었다. 사이, 편한 셔츠 차림의 사람이 나란히 앉았다. 모더레이터 이상민 한국작가후원연대 이사장, 도예가 신윤희 작가, 이탈리안 식당 드로잉레시피 셰프 장세영, 그리고 향유수산의 김종한 대표였다.

이날은 전시 『쓰임의 미학 | TABLESCAPE』의 번째 프로그램, 토크쇼가 열리는 자리였다. 모더레이터로 나선 이상민 이사장은 몽고트갤러리를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하며 이야기를 열었다. 조명의 위치, 가구의 배치, 심지어 그날 내어지는 음식까지 하나의 설계 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설계의 한가운데, 오늘은 '음식' 놓였다. 재료를 고르는 안목, 그것을 요리로 완성하는 , 요리를 담아내는 그릇 - 서로 다른 개의 손이 하나의 식탁 위에서 만나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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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의 미학 | TABLESCAPE』의 번째 프로그램, 토크쇼에 참석한 (좌로부터) 향유수산의 김종한 대표, 도예가 신윤희 작가, 이탈리안 식당 드로잉레시피 셰프 장세영, 그리고 몽고트갤러리의 장은미 대표


정직함이라는 기준

전라남도 장흥에서 삼대째 수산업을 이어온 향유수산의 김종한 대표는, 본인의 스킨헤드 위에 문어를 얹고 머리를 쓸어 넘기는 듯한 재치있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100 조회수를 기록하는 인플루언서다. 유쾌해 보이는 장면이지만, 이상민 이사장은 바로 그런 것이 "김종한 대표의 "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무대에 오른 대표의 답변은 예상 밖이었다. 좋은 식재료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그는 '신선함' 아니라 '정직함' 꼽았다.

| 저희가 바다에서 나오는 것들이든 땅에서 나오는 것들이든, 정해져 있는 시간이라는 있잖아요. 식재료들이 얼마나 비바람을 맞고 햇살을 맞으면서 시간을 견뎌내서 저희한테 오기까지의 과정, 정직한 시간이 저는 좋은 식재료의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두부 하나를 구하기 위해 새벽 4시에 문을 여는 삼척의 두붓집을 찾아가는 장세영 셰프의 일화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를 직접 만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비슷한 답을 내놓았다. "어머니 손끝에 흙이 묻어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대화를 나눠야, 소비자에게 거짓 없이 물건을 내놓을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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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트갤러리 장은미 대표


일주일을 매달리는 셰프, 마블링을 닮은

장세영 셰프에게는 '메뉴 개발'이라는 자체가 낯설지 않았다. 그는 하나의 요리가 나오기까지 보통 일주일에서 2주가 걸린다고 했다. 사이 다른 일은 손대지 않고, 하루 열네 시간씩 오직 요리 하나에만 매달린다고 말했다. 정해진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는 대신, 세상에 없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그가 운영하는 '드로잉 레시피' '드레자양' 방식이라고 했다.

도예가 신윤희 작가의 답은 결이 달랐지만 닮아 있었다. 그는 성질이 다른 흙을 겹겹이 쌓아 마블링 같은 무늬를 만들어내는 '연리문 기법'으로 작업한다. 전기 물레나 대신 손의 감각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기계는 같은 형태를 정확히 반복할 있지만, 손은 그날의 압력과 호흡까지 그릇에 그대로 옮긴다고 그는 설명했다.

| 같은 과정을 거쳐도 똑같은 무늬는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점이 사람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같은 시간을 살아도 각자의 기억과 경험이 모두 다르듯이, 작업도 하나하나 고유한 이야기를 갖게 됩니다.

이상민 이사장은 대목에서 미술품의 법적 정의를 언급하며 거들었다. 그는 최근 진행한 미술세법 강의를 언급하며, 법상 오리지널 판화와 일반 인쇄물을 가르는 기준이 결국 '사람의 '이라고 설명했다. 기계로 찍어낸 것은 판화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실크스크린이나 손으로 압력을 가한 것은 예술품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사람의 작업 방식이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같은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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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크쇼의 모더레이터 이상민 이사장(한국작가후원연대)      


기억이 되는 순간

질문은 이제 '쓰임'으로 넘어갔다. 좋은 음식과 오래 기억되는 음식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장세영 셰프는 초등학생 시절 유행했던 철판 요리를 떠올렸다. 무엇을 먹었는지가 아니라, 순간이 기억에 남는지가 중요하다는 답이었다.

| 누가 먹었냐 먹었냐가 중요한 아니라, 순간이 기억에 남아야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윤희 작가에게 좋은 그릇이란 특별한 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조금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물건이었다.

| 아침에 커피 잔을 마실 , 가족들과 식사를 , 순간을 조금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그릇이라면 이미 충분히 좋은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종한 대표는 자신이 공급한 식재료가 ' 쓰였다' 느끼는 순간을, 음식을 맛본 사람의 표정에서 찾았다. 아무리 무표정한 사람도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옅은 미소를 짓는다는 것이었다. 이상민 이사장은 이를 받아 청중에게 되물었다. 재료를 고르는 사람, 요리를 하는 사람, 그릇을 만드는 사람이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자리 전체가 하나의 완성된 예술이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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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의 미학 | TABLESCAPE』의 번째 프로그램, 토크쇼에 참석한 (좌로부터) 모더레이터를 맡은 이상민 이사장(한국작가후원연대), 향유수산의 김종한 대표, 도예가 신윤희 작가, 이탈리안 식당 드로잉레시피 셰프 장세영  


예술은 곁에 있었다장은미 대표가 남긴

행사를 마무리하기 앞서, 이상민 이사장은 자리를 마련한 몽고트의 장은미 대표를 무대 위로 불렀다. 그는 대표를 자신의 저서 『취향과 안목, AI 이기는가』 4장의 주인공으로 소개하며, 그가 만든 갤러리가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적인 갤러리가 '작가와의 대화' 여는 그친다면, 몽고트는 작가와 셰프를 한자리에 불러 요리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세우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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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의 마무리 발언 시간에 장은미 대표는 먼저 자신의 오래된 습관 하나를 꺼냈다.

| 누구한테 안부를 물어볼 ' 지내세요?'라고 묻는 것보다, '식사했어요? 드셨어요?'라고 묻는 저한테는 습관이 있어요. 내가 어떤 음식을 먹고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는 저에게 날씨 같은 거예요.

그는 이번 자리를 만들기까지의 과정도 짧게 전했다. 기획은 원래 2 전부터 구상해 것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세간에 이름이 알려진 유명 셰프들을 소개받아 여러 차례 미팅을 가졌지만, 그가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비즈니스적으로는 훌륭했지만, 요리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서는 찾고자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오늘 자리를 함께한 장세영 셰프와 김종한 대표의 식재료는, 그가 직접 년째 먹어보며 번도 실망한 적이 없었기에 초대할 있었다고 설명했다.

| 음식은, 요리는 정서다. 집안의 정서일 있고, 나라의 품격일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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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내어진 전복밥 하나를 준비하는 과정도 예로 들었다. 장흥에서 올라온 식재료가 상하지 않도록 시간에 맞춰 밥을 짓고, 제철에 맞춰 콩밥으로 구성을 바꾸는 세심한 조정까지 모든 과정이 정성 없이는 나올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말을 특히 힘주어 전했다.

향유수산의 전복 외에도 몽고트가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제철 채소, 삼척의 북평두부와 도리봉 농장의 복숭아 신선한 식재료들이 함께 올라왔고, 장세영 셰프는 돌문어와 올리브, 드라이 토마토, 감자를 활용한 샐러드를 선보이며 재료 본연의 맛과 계절의 감각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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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이라는 이거예요. 우리가 흔히 좋은 공간에 가서 벽에 걸려 있는 작품만 보고 예술이라 하지 마시고, 예술은 우리 일상에 항상 옆에 오롯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예술인지 모르고 사는 같아요. 오늘 순간만큼은 여유 있게 즐겨봐 주시고, 주변이 어떻게 예술로 변할 있는지 번쯤 생각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민 이사장은 말을 받아 행사를 마무리했다. 그는 오래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한마디를 떠올렸다. "너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거라." 어릴 때는 흘려들었던 말이, 오늘 전시의 제목 '쓰임의 미학' 앞에서 다시 떠올랐다고 했다. 재료가 선택되고, 요리가 되고, 그릇에 담기고, 공간 안에서 사람과 만나는 과정 전체가 결국 '쓰임' 얻어가는 여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정을 오늘 자리에 마련한 것은, 장은미 대표의 말대로 예술이 우리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보게 하려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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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트갤러리 <쓰임의 미학> 🎈일정 : 2026년 7월 11일 ~ 9월 5일 12:00~18:00 (예약제, 월 휴무) 🎈장소 : 몽고트갤러리 @mongoat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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