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기] 표영실 개인전 — 드로잉룸 한남동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7.01 09:00
[전시후기] 표영실 개인전
— 드로잉룸 한남동 전시
작가 : 표영실 @pyo__youngsil_
전시명 : 풀. 숲
일정 : 2026. 6. 9 ~ 6. 27 (일·월 휴관)
장소 : 드로잉룸 @drawingroomseoul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68-4 2층)
서촌 드로잉룸에서 열린 표영실 작가의 개인전 《풀. 숲》에 다녀왔습니다. 생의 불안정함을 가다듬기 위해 오랫동안 완벽한 표면을 만들어온 표영실 작가는, 어느 순간 그 집요함 자체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한 곳으로 몰린 신경을 환기하려 나선 산책길에서 마주한 숲과 덤불이 이번 전시의 출발점입니다.
뮤지컬 〈인투 더 우즈〉에서 숲은 경계의 공간입니다. 일상과 환상, 알려진 것과 알 수 없는 것 사이의 장소. "너무 늦기 전에 숲 속으로. Into the woods, before it's too late."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을 두고 결국 숲 안으로 걸음을 옮기는 결단처럼, 표영실 작가는 오래 닫아두었던 화면의 표면에서 벗어나 바깥의 수풀로 나아갔습니다. 안과 밖을 가르는 자연의 장막 앞에서 망설이던 작가가 마침내 그 안으로 들어선 것입니다.
릴케는 《두이노의 비가》에서 말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간신히 견뎌낼 수 있는 공포의 시작일 뿐이다." 짙은 초록의 덩어리들 사이에 작은 집과 반짝이는 빛이 숨어있는 표영실 작가의 화면은 그 경계에 놓여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아름답지만 안이 잘 보이지 않는 초록의 표면들, 형태를 따라 하지 않고 자신이 경험한 풍경의 감각을 전하려는 꾸물거리는 붓질 속에서 — 오래 닫혀 있던 화면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두드리고 쓰다듬으며 손으로 만졌던 그 경험만이 결국 남는다는 것을, 이 전시는 조용히 말하는 듯 합니다.
글: 손만승 @art.connec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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