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기] 권오상 함성주 2인전 — 페이지룸8 서촌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6.30 08:36
[전시후기] 권오상 함성주 2인전
— 페이지룸8 서촌 전시
작가 : 권오상 @gwonosang 함성주 @hamsungju
전시명 : 더블스프레드 (Double Spread)
일정 : 2026. 6. 19 ~ 7. 18 (일·월·화 휴무)
장소 : 페이지룸8 @pageroom8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18, 3층)
서촌에 위치한 페이지룸8에서 열리고 있는 권오상 작가, 함성주 작가의 2인전 《더블스프레드》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조각을 전공한 두 작가가 사진과 회화라는 평면 매체로 자신만의 입체적 감각을 풀어놓는 자리입니다.
비평가 로잘린드 크라우스는 1979년 〈확장된 영역에서의 조각〉에서, 조각이 더 이상 단단한 덩어리나 받침대 위의 형상에 머물지 않고 풍경과 건축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영역으로 넓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비조각, 비풍경, 비건축이라는 개념으로 조각의 경계를 다시 그린 것입니다.
권오상 작가의 작업이 바로 이 확장된 영역 위에 있습니다. 1998년 사진조각을 처음 내놓은 이후, 작가는 사진이라는 평면 매체로 조각의 질감과 무게를 구현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추상 두상, 브랑쿠시를 모티프로 한 받침대, 벽걸이용 릴리프, 가구 협업작, 잡지 이미지를 세워 찍은 더 플랫 시리즈, 일렉기타를 추상화한 근작까지 12점이 걸렸습니다.
함성주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무채색 인물 연작을 공개합니다. 보르헤스의 단편 〈모래의 책〉에는 페이지 수가 무한하고 같은 장으로 두 번 돌아갈 수 없는 신비한 책이 등장합니다. 8호 캔버스 18점과 20호 캔버스 36점을 시간 순서대로 걸어놓은 이번 전시장도 그렇습니다.
한 장씩 넘기듯 작품을 따라가면 인물들의 윤곽이 점점 매끈하고 또렷해지는 변화가 보입니다. 모니터를 다시 촬영했을 때 생기는 모아레 무늬가 화면에 스며든 것은, 오락실을 운영했던 아버지 곁에서 브라운관을 보며 자란 유년의 기억과 맞닿아 있습니다.
조각을 전공한 두 사람이 평면이라는 낱장 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입체를 되찾아가는 과정. 이 전시는 책장을 넘기듯 그 흐름을 따라가게 하며, 관람객을 두 작가가 펼쳐놓은 페이지 사이로 끌어들입니다.
글: 손만승 @art.connec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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