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지 @jeong_yiji_ 작가의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정이지 개인전

홈 > 아트인코리아 ArtInKorea > 피드 Feed
피드 Feed (35)

“피드 Feed”는 아트인코리아의 가장 빠르고 생생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는 공간입니다. 전시 소식, 오프닝 현장, 작가 근황, 미술계 이슈, 카드뉴스, 짧은 기사 등 지금 주목받는 아트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기록합니다.



정이지 @jeong_yiji_ 작가의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정이지 개인전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6.17 09:13

Instagram

정이지 @jeong_yiji_ 작가의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정이지 개인전 <Too Sunny> 2026.5.29~6.27 갤러리 콤플렉스 3, 4층 @gallery_komplex​ <전시감상 요약> 전시감상 - 정이지(b.1994) 곁을 지키는 것들의 아름다움 이 상 민 | 미술인문 작가, 한국작가후원연대 이사장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꿈꾸지 마십시오. 다만 사물을 있는 그대로 생각하십시오."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에서 남긴 이 문장은 처음엔 작가에 대한 권고처럼 읽힌다. 그러나 정이지(b.1994)의 그림 앞에 서면 다르게 들린다. 영향을 꿈꾸지 않아도 되는 것, 그래서 오히려 가능해지는 것 - 사물을 있는 그대로,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 정이지는 바로 그 자리에서 붓을 든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감각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해. 그것이 그의 그림이 출발하는 가장 사적이고 정직한 자리이다. 갤러리 콤플렉스 3·4층에 펼쳐진 《Too Sunny》는 작가가 곁을 지키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회화로 기록한 전시다. 레몬 하나, 체리 하나, 두 개의 유리잔, 누군가의 뒷머리, 음료를 쥔 손, 그리고 눈 - 가장 사소하고 친밀한 찰나의 형상들이다. 정이지는 이 형상들을 스냅 사진이나 드로잉으로 먼저 포착한 뒤, '자르고(crop)', '일치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자신이 감각했던 장면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대상을 끌어당기고 배경을 소거하면, 남겨진 이미지는 점차 편평해지며 회화로 옮겨질 준비를 마친다. 그렇게 캔버스 위에 도달한 형상은 비로소 작가가 실제로 보고 동시에 상상했던 찰나의 모습이 된다. 이 전시는 그러한 순간들이 모여 이룬 하나의 고요한 집합이다. 그의 그림은 청춘 영화의 스틸 컷을 닮았다. 인물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뒷머리만 화면을 채우고(《Dazzling》), 손가락이 컵을 감싸 쥔 순간만 잘려나오며(《Lemonade》), 눈 하나가 캔버스 전면을 점령한다(《Fin.》). 그러나 결과는 결코 사진이 아니다. 경쾌하고 단단한 붓터치, 배경의 과감한 생략, 물감의 농도를 조절해 번지거나 맺히게 한 흔적들 - "각각의 장면이 꼭 그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언어가 아니라 그리기 방식으로만 설득된다. 작가가 포착하고자 하는 찰나의 애정 어린 순간들과 붓터치는 같은 결을 공유한다. 머뭇거림 없이 경쾌하게 그어졌지만 단단한 선들이 바로 그 증거이며, 그것이 회화가 사진과 달리 살아있는 이유다. 정이지에게 정물은 관계의 은유다. 테라코타빛 배경 위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빈 유리잔(《Too Sunny》)은 둘이 함께였던 어느 오후이고, 회색빛 화면 속 홀로 빛나는 구체(《Snow White》)는 계절의 끝에 선 누군가의 침묵이며, 강렬한 노란 레몬(《Lemon Yellow》)은 찬란하지만 시고 쓴 청춘의 맛이다. 작가 스스로 고백했듯, 정물을 그리는 것은 그 자체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사람들 간의 어떤 관계 혹은 특정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형상은 사물이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고 그리움이 있다. 손바닥만 한 16×23cm 캔버스에 체리 하나, 레몬 하나, 구(球) 하나를 담은 소품들이 이 전시에서 가장 오래 머물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대작 《Titanium White and Sevres Blue》(210×410cm)가 공간을 압도하지만, 전시의 본질은 오히려 그 곁의 작은 그림들에 있다. 체리 하나를 이처럼 진지하게, 이처럼 애정을 담아 그릴 수 있는 것은 사소함을 결코 사소하게 여기지 않는 시선에서만 가능하다. 작가는 말한다. 한 인간으로서 잘 존재해야 그림을 그리는 자신도 존재할 수 있다고. 청소, 설거지, 수영 같은 일상의 가장 작은 것들을 성실히 해내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에게는 다르지 않다. 그 성실한 태도가 고스란히 화면에 배어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지나간 시간과 우리의 사랑에서 끝내 남는 것들이 있다고. 정이지의 그림은 바로 그 남는 것들을 붙잡는다. 사라지기 전에, 잊히기 전에, 너무 당연해서 보이지 않게 되기 전에 - 체리 하나, 레몬 하나, 두 개의 유리잔, 뒷머리, 손, 눈. 곁을 지키는 것들의 아름다움은 이처럼 작고 사적이고 일상적인 형상 속에 깃들어 있다. 너무 맑은 날, 우리는 대개 그냥 지나친다. 정이지는 그 순간 앞에 멈춰 서서, 오늘도 붓을 든다. #정이지 #갤러리콤플렉스 #취향의기록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Instagram

인스타그램 원본 보기

작성자가 제공한 링크 보기
https://www.instagram.com/p/DZqnDF7E75B/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