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주년 한불교류전》 “예술을 통한 만남, 미래를 잇는 동행”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6.12 09:28
《140주년 한불교류전》
“예술을 통한 만남, 미래를 잇는 동행”
참여작가 : 강경구, 김인중, 김민성, 김시현(이상 한국), 체사레 디 리보리오, 드니 브리하, 플로랑스 뒤수이에, 플로랑스 베리에, 토마 베쎄(이상 프랑스)
2026년 6월 2일(화) ~ 6월 28일(일)
Art Space X @artspacex_seoul
* 심층 전시 리뷰 전문은 '아트인코리아(www.artinkorea.kr)'에서 '한불교류전'을 검색하세요.
<심층기사 요약문>
140년의 시간을 건넌 붓질- 한불교류전이 묻는 것
전시장 문을 들어서는 순간, 하나의 질문이 공중에 떠 있다.
'140년이라는 시간은 두 나라의 예술가들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으로부터 꼭 140년. Art Space X는 한국 작가 4인과 프랑스 작가 5인을 한 공간에 불러 모았다. 이 전시는 과거를 박제하는 자리가 아니다. 회고보다 전망, 완결보다 열린 구조. 나는 그 선택이 옳다고 생각한다.
강경구의 소나무 앞에 서면, 그것이 나무를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것을 즉각 안다. 그는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다루고, 풍광을 음미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경험한다. 글로벌 미술이 탈-장소성을 전략화할 때, 그는 정주(定住)의 미학을 선택한다. 뿌리 없는 아름다움은 결국 부유에 그치고 만다.
김민성은 '나는 한때 복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고백으로 복주머니 연작을 시작한다. 결핍의 자리를 채우려는 욕구가 충만을 향한 예술적 의지로 전화된다. 석채·아크릴·분채로 층층이 쌓아 올린 화면은 자수의 시간성을 회화의 시간으로 번역한다. 유럽 관객에게 복주머니는 낯설지만, 욕망과 불안과 치유라는 주제는 어느 문화권에서나 공명한다.
김시현의 보자기에는 동양적 사유의 핵심이 있다. 둥근 것을 싸면 둥글게, 길쭉한 것을 싸면 길쭉하게 — 그 유연한 포용성은 서양의 고정된 용기 개념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오방색 안에 명품 로고가 살짝 얼굴을 내미는 화면, 전통적 포용성과 현대적 욕망의 긴장이 한 화면에 공존한다.
김인중 신부의 이력은 한불 예술 교류의 생생한 축약본이다. 서울대에서 남관·장욱진의 영향을 받고, 스위스로 건너가 동양의 여백과 번짐을 서양 유화 재료에 삼투시켰다. 세계 50여 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2010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세계 10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선정. 그는 유럽 미술 문화의 내부에서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작가다. 상업 갤러리를 엄격히 멀리해 온 그가 허락한 이번 전시는, 오랜 신뢰 위에서만 가능한 드문 기회다.
프랑스 측에서는 퐁피두·MoMA 소장 작가 드니 브리아(1928–2024)의 유작, J. 폴 게티·V&A 소장 사진작가 체사레 디 리보리오, 사이보그 미학의 신예 토마스 베세(b. 1998), 여성의 몸과 존재를 탐구하는 플로랑스 뒤수이에, 정물 사진의 추상을 탐색하는 플로랑스 베리에가 각자의 언어로 대화에 참여한다.
이 전시의 9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경계의 해체와 재구성'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경계들이 하나같이 이분법적 해소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합의가 아니라 긴장의 유지 - 이것이 진정한 교류의 형태다.
나는 이 전시를 K-아트 유럽 진출의 하나의 모델로 읽는다. Art Space X와 파리 Magna Gallery의 갤러리 대 갤러리 파트너십, 양국 작가의 큐레이션적 병치, 수교 기념이라는 역사적 서사. 수묵의 시간성, 민화의 상징 체계, 보자기의 철학적 함의는 유럽 컬렉터와 기관이 충분히 주목할 고유한 언어다. 140년을 기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 140년을 설계하는 것이다.
좋은 전시는 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질문을 남긴다.
지금 눈앞의 작품들을 천천히 보라. 140년의 시간이 그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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