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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artist_sunhee 작가의 전시서문을 써드렸습니다.

이상민   승인 2026.06.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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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artist_sunhee 작가의 전시서문을 써드렸습니다. 김선희 그림 에세이 출간기념 전시 <나의 월든은 그림 속에 있다> 2026.06.11(목)~06. 15(월) 아트노이드178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6길 8-5) 관람 시간: 13:00- 18:00 PM 출간 기념 북콘서트! & 저자 싸인회 이정민, 이재권 교수님의 |연주 2026.6.14.일요일 오후 3시30분 @artnoid178 ​<전시서문 요약글> 전시서문 - 김선희(b.1974) 그림 속에서 만나는 당신의 월든 이 상 민 | 미술인문 작가, 한국작가후원연대 이사장 이어령 선생은 『눈물 한 방울』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림은 '그리다'에서 나온 말인가 본데, 그리다는 '그리움'이기도 하다. 그리움이 없었다면, 잃어버린 시간과 시간의 공허는 무엇으로 채우나." 처음 김선희 작가의 그림 앞에 섰을 때, 나는 그 문장이 떠올랐다. '레몬빛 황금 옐로'로 물든 화면,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어딘가를 바라보는 소녀의 뒷모습. 그것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적 있는지, 그래도 괜찮아진 적 있는지를 조용히 묻는 그리움의 기록이었다. 그림 아래에는 글이 있었다. 짧지만 깊은, 다정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문장들이었다. 나는 작가에게 그림에세이를 권했고, 그로부터 얼마 뒤 수줍게 건네받은 원고를 펼쳤다. 거기에는 예쁜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이야기가 있었다. 조산 위험으로 석 달을 산모 중환자실에서 보낸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차갑게 굳어버린 이별, 혼자 아이를 키우며 밤마다 엉엉 울었던 이야기. 그 모든 것을 견디게 해준 것이 그림이었고, 책이었다는 고백이었다.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과 연옥과 천국을 나눈다. 작가의 어머니가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매던 2주 동안, 가족은 지옥을 살았고 어머니는 연옥 너머 천국의 빛을 보고 돌아왔다고 했다. 작가는 그 이야기를 '꿈꾸는 소녀의 몽유도원도'에 담았다. 헤세의 『데미안』이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을 말했듯, 김선희의 그림도 그 어두운 알의 안쪽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매일 그리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고 느끼기에 오늘도 붓을 든다. 한강은 『빛과 실』에서 "나는 인생을 꽉 껴안아 보았어. 충분히 살아냈어. (글쓰기로)"라고 말했다. 김선희는 그 괄호 안에 조용히 한 단어를 넣는다. '그림으로.' 릴케는 『세잔에 관한 편지들』에서 예술의 핵심을 "보는 것과 작업하는 것이 거의 하나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잔의 그림 앞에서, 그림이란 머릿속 관념을 표현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물을 끝까지 바라보는 행위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잔은 사물을 해석하거나 꾸미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밀어 넣는 대신, 눈앞의 존재가 스스로 드러나도록 기다렸다. 릴케가 세잔에게서 배운 것은 결국 '잘 그리는 법'이 아니라 '잘 보는 법'이었다. 김선희 작가가 아교를 곱게 펴 바르고 햇볕에 말린 리넨 천을 마주하는 그 명상적 시간, 물감이 섬유 사이로 스며들고 번지기를 기다리는 그 침묵 속에는, 릴케가 세잔에게서 발견한 바로 그 태도가 있다. 그녀의 그림은 그리겠다는 의지보다 먼저, 오래 바라보겠다는 결심에서 시작된다. 위대한 예술은 기교에서 나오지 않고 반드시 삶의 어느 깊은 지점에서 길어 올려진다. 감상자는 작품의 화려함보다 작가가 들려주는 그 삶의 이야기를 내 안으로 들여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선희 작가의 '레몬빛 황금 옐로'는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다. 어둠을 정면으로 마주한 자만이 발견할 수 있는 빛의 이름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숲속 오두막에서 '뼈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 소파도 TV도 없는 거실을 작업실로 삼아 리넨 위에 붓을 올리는 김선희 작가의 삶도 다르지 않다. 그녀의 월든은 숲이 아니라 그림 속에 있었다. 그 오두막에서 그녀는 밥을 짓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오늘 이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그 오두막에서 피어난 이야기들이다. 이 자리는 책의 출간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이 삶을 계속하기로 결심한 순간들을 함께 기억하는 자리다. 상실을 겪어본 사람, 꿈을 잠시 내려놓은 사람, 괜찮은 척하느라 지친 사람에게 이 그림들은 아무 말 없이 옆에 와서 앉아주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꿈은 이루는 일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가고, 때로는 발견하는 일"이라고 말이다. 오늘, 이 전시장이 각자의 월든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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