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기] Low Hum — 사이드룸 삼청동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8.08 12:11
[전시후기] Low Hum
— 사이드룸 삼청동 전시
작가 : Hal Xing, Remi Hayashi, Yuki Ito, Yibai Shen, Jiawei Tian & Vivi Zhu
전시명 : Low Hum
일정 : 2026. 7. 25 ~ 8. 15 (화~토 12:00~18:00)
장소 : 사이드룸 @sideroom.seoul
(서울시 종로구 팔판길 21)
삼청동 사이드룸에서 열리고 있는 《Low Hum》에 다녀왔습니다.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6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단체전은 들리지 않지만 몸에 스며드는 진동, 보이지 않지만 시선을 흔드는 흔적에서 출발합니다.
사건이 아니라 사소한 것들 — 그때는 중요해 보이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오래 남은 것들입니다. 기계와 일, 도시와 세월을 거쳐 지나오는 동안 조금씩 달라지고 닳아, 지나온 자리의 흔적을 안은 채 도착한 작업들입니다.
Remi Hayashi의 작업(사진1~3)은 홈 비디오 편집 아르바이트에서 비롯됐습니다. 매일 낯선 이들의 결혼식, 여행, 어린 시절의 영상을 편집하며 든 의문 — 이 강렬했던 순간들이 디지털 아카이브 속에서 소비되다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트레이싱 페이퍼 위에 겹쳐진 반투명한 이미지들은 그 질문에서 태어났습니다.
Jiawei Tian & Vivi Zhu의 《A Little Return》(사진4,5)은 중국 충칭의 지형에서 출발합니다. 고지대와 저지대가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는 북을 치며 골목을 누비던 중년 여성들이 광고를 해주는 독특한 문화가 있었습니다. 두 작가는 이 사라져가는 이동하는 광고판을 설치로 불러냈고, 스피커를 부착한 종이관에서 울려나오는 진동은 눈이 아닌 몸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Yibai Shen의 작업(사진6~8)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들에서 출발합니다. 홍콩 시내 스프링클러 함에 새겨진 한자에는 '꽃을 뿌린다'는 뜻이 담겨 있는데, 화재 진압 장치에 꽃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는 것은 이 기술이 처음 도입되던 시절의 흔적입니다. 뉴욕 거리의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꾸준히 찍어온 사진 시리즈 역시 그렇습니다 — 어린 시절 중국에서 부모님 자전거 뒤에 타고 등교하던 기억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누군가의 삶 전체를 품은 물체로 다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Low Hum》의 작업들은 모두 같은 결을 향합니다. 당시에는 그닥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감각이, 시간이 흐른 뒤 다른 무언가를 불러일으키는 순간으로.
글: 손만승 @art.connec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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