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부이요와 루카킴의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geoffrey_bouillot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7.04 12:19
제프리 부이요와 루카킴의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geoffrey_bouillot
@artistlukakim
루카 킴 & 제프리 부이요
《Inventing Chrome》
갤러리꽁떼비 @conteb.hannam
2026. 7. 3 – 8. 9
<전시감상 요약문>
전시감상 - 루카 킴(b.1990)·제프리 부이요(b.1990)
크롬을 발명하다
이 상 민 | 미술인문 작가, 한국작가후원연대 이사장
루카 킴과 제프리 부이요의 2인전이 열린 갤러리꽁떼비는 '작은 이야기(Conte)'와 '브랜드(Brand)'를 결합한 이름으로, 작가 개인을 하나의 브랜드로, 그 서사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겠다는 태도를 지닌 공간이었다. 리빙 가구 브랜드 디사모빌리에를 함께 소개하는 컨템포러리 리빙 갤러리이자, 지드래곤 재단인 저스피스재단과 손잡고 'S.O.P(Sounds of Peace)' 같은 신진 작가 발굴 프로젝트를 벌이는 기획형 갤러리이기도 했다.
2024년 중반 개관한 짧은 역사임에도 정유현 대표의 궤적은 가볍지 않았다. 단발성 기부가 아니라 판매 수익을 작가 지원금으로 환원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그의 말에서, 이 공간의 진심이 느껴졌다. 순수미술 전공에 리빙 스타일리스트 경력까지 가진 그의 이력과 실제 행보 사이의 낙차가 신뢰를 준다.
제프리 부이요의 작업 방식에서 나온 전시 제목 '인벤팅 크롬'은, 그가 그리는 모나리자, 모네의 수련, 밀레의 이삭줍기, 반 고흐의 해바라기 같은 명화 속 도상을 크롬 느낌의 아크릴로 다시 조립한 데서 비롯됐다. 이 매끈한 금속 질감은 스프레이가 아니라 전부 붓으로 그려진 것이었고, 스트로크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섬세했다. 첫 작품이 정말 별로였다고, 매일 스튜디오에 출근해 쏟아부은 시간이 만든 그림이라고 SNS에 썼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매끈함 뒤의 노동 밀도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인물들의 눈이다. 열쇠 구멍 같기도 하고 양철나무꾼 같기도 한 형상. 관절이 이어지지 않고 곳곳에서 분절된 신체 표현과 함께 보면, 이것은 해체되었다가 작가만의 방법으로 재조립된 인체다. '인벤팅'이 발명하다와 만들다를 동시에 뜻하듯, 이미 존재하는 물질을 다시 생각해 발명해내는 작업이었다. 인물이 완전히 사라진 이삭줍기 재해석작은 도전적이면서도 가장 철학적으로 다가왔다. 색채가 표면이 아니라 빛의 반사로서만 존재한다는 방식이 컬렉션 전체를 관통했다.
루카 킴의 작품 중에서는 날개와 픽셀이 병치된 조각이 가장 오래 남는다. 한쪽 날개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손수 직조하고, 다른 쪽은 픽셀 패턴을 입혀 신기술을 상징하게 만든 작품이다. 요즘 조각가들은 고전 스타일을 고수하거나 아예 프린터로 뽑거나 둘 중 하나로 나뉘는데, 그 둘을 섞는 사람은 국내에 자신 정도일 거라는 작가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고전에 대한 존중과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함께 있어야 "날 수 있다"는 것, 한쪽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다는 것.
이 태도는 요즘 세대에 대한 관찰과도 이어진다. 정보가 과잉된 시대일수록 사람들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진다는 것, 그것이 오히려 파도가 덮치기 전에 속도를 올려 넘어서야 하는 뱃사람의 자세와 대비된다는 것. 그의 주 테마인 '용기'를 담은 〈Through the Tempest〉를 사업하는 사람들이 유독 좋아한다는 말도 곧바로 납득이 갔다. 이 형상적 언어로 "나뉘어 있는 것들 사이의 조화"를 이야기한다는 점이 좋았다. 언어로 "나 아니면 안 돼"라고 말하면 반발심만 남지만, 형상으로 말하면 더 편하게 끌어안을 수 있다는 것. 예술의 기능이 바로 이것 아닌가 — 자기를 반추하게 만드는 것.
부이요가 '크롬'이라는 표면으로 과거의 도상을 해체·재조립한다면, 루카 킴은 레진과 청동, 금속과 신체로 상실과 손상을 새로운 구조로 되살린다. 두 작가는 다른 지점에서 출발했지만, 과거를 새로운 형식으로 변환한다는 점에서 만난다. 외국 작가와 한국 작가 조합만 알고 들어섰을 때는 짐작이 잘 안 갔는데, 직접 보고 나니 이 조합이 절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이요가 '골드 크롬'이라면 루카 킴은 다른 방식의 '실버 크롬' — 같은 제목 아래 서로 다른 해석이 나란히 놓인 이 배치 자체가 큐레토리얼한 성취였다.
무엇보다, 갤러리가 사업이면서 동시에 생태계를 돌보는 역할을 자처할 수 있다는 것, 그 균형을 갤러리꽁떼비는 짧은 역사 안에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작성자가 제공한 링크 보기
https://www.instagram.com/p/DaWm6j-k1O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