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기] 손원영 개인전 — 이브갤러리 강남 전시 작가 : 손원영 @artist.wonyoungson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10.10 17:53
[전시후기] 손원영 개인전 — 이브갤러리 강남 전시
작가 : 손원영 @artist.wonyoungson
전시명 : 빛의 틈 — Light in the Between
일정 : 2026. 10. 7 ~ 10. 24
장소 : 이브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119길 5 이브자리코디센빌딩 5층)
강남 이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손원영 작가의 개인전 《빛의 틈 — Light in the Between》에 다녀왔습니다. 지난해 인사동 갤러리온도에서 선보였던 《komorebi : 유영하는 빛》 이후, 작가는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빛'이라는 코모레비의 정서를 이번에는 '틈'이라는 개념으로 더 깊이 파고듭니다.
작가는 화면의 어둠을 따로 그려 넣지 않습니다. 대신 어두운 층 위에 밝은 물감의 입자를 수십 번 쌓아 올리며, 나뭇잎 사이를 흔드는 햇살처럼 움직이는 빛의 잔상을 포착합니다. 드리핑과 스퀴즈 드로잉을 수십 차례 거듭하는 이 작업 방식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현재의 드로잉과 나란히 쌓아갑니다.
이 방식은 나무가 나이를 먹는 방식과 닮았습니다. 나무는 해마다 몸 안에 새로운 나이테를 하나씩 더하는데, 그해의 기후와 환경에 따라 두껍거나 얇게 새겨진 이전 해의 테는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줄기 속에 남아 있습니다. 가장 바깥의 어린 층 안쪽으로, 나무가 살아온 모든 해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는 셈입니다. 손원영 작가의 화면도 마찬가지로, 먼저 쌓인 드로잉 위에 다음 층을 포개면서 과거와 현재를 한 화면 안에 함께 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추상적인 색점과 드리핑의 역동적인 흔적이 눈을 사로잡지만, 한 걸음 물러서면 전혀 다른 풍경이 드러납니다. 비잔틴 모자이크화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줍니다. 색색의 작은 돌 조각, 테세라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는 아무 형상도 아닙니다. 옆 조각과의 거리,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거리가 함께 작용해야만 비로소 얼굴이 되고 풍경이 됩니다. 손원영 작가가 "독립된 개체로는 스스로를 온전히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하는 존재의 방식이, 이 작은 돌 조각들의 운명과 다르지 않습니다. 화면 위의 색점 하나, 드리핑 한 줄기도 마찬가지로 다른 조각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보는 이가 서 있는 자리에 따라서만 비로소 의미를 얻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가 진짜로 주목하는 것은 선명한 형상이 아니라, 조형 요소들 사이에 숨 쉬는 빈 공간입니다. 비정형의 조각들이 느슨하게 맞물리며 서로에게 반응할 때, 그 사이의 틈조차 하나의 의미를 품게 됩니다.
구상과 추상 사이, 나와 타자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 손원영 작가가 그리는 것은 결국 이 틈새들입니다. 명확하게 닫히지 않은 이 화면 앞에서, 관객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저마다 다른 풍경을 상상하게 됩니다.
글: 손만승 @art.connecter
#강남전시 #이브갤러리 #손원영작가 #빛의틈 #koreanartist
작성자가 제공한 링크 보기
https://www.instagram.com/p/DeTssA4j1D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