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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후기] 김가인 개인전 — 갤러리0°C 연희동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10.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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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후기] 김가인 개인전 — 갤러리0°C 연희동 전시 작가 : 김가인 @kimgain 전시명 : 포옹의 문법 일정 : 2026. 10. 1 ~ 10. 17 (일~화 휴무) 장소 : 갤러리0°C @gallery.0doc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천로 180 1층) 연희동 갤러리0°C에서 열리고 있는 김가인 작가의 개인전 《포옹의 문법》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작가후원연대와 갤러리0도씨가 진행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전시입니다. 전시를 관통하는 작가의 조어는 '잇풀'입니다. 땅속에서 보이지 않게 연결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식물의 방식이, 타자와 관계 맺는 일의 은유로 작품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실제로 숲의 나무들은 뿌리 끝에 붙은 균사체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되어 양분과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것이 산림생태학자 수잔 시마드의 오랜 연구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가지와 잎 너머, 땅속에서 이미 서로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숲의 생리는 작가가 그리는 '잇풀'의 작동 방식과 겹쳐집니다. 대표작 〈엠브레이스〉는 여러 점의 캔버스가 EMBRACE라는 철자 순서로 이어지도록 배치된 작업입니다. 점자처럼 비어 있는 공간이 오히려 글자를 이루고, 보이는 형상보다 보이지 않는 여백들이 하나의 덩어리로 연상되도록 의도했습니다. 풀이었다가 햇살이었다가 돌이 되었다가 하는 식으로 형태가 모호하게 흘러가며, 화면은 서로 끌어안고 염원하는 돌탑에서 폭발하듯 쏟아지는 불빛으로, 다시 점점이 내려오는 불꽃으로 이어집니다. 〈사라지지 않는 이별〉은 겨울 길가에서 발견한, 말라 죽은 꽃과 가지에서 출발합니다. 작가는 그 하얗고 바삭한 모습이 오히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별처럼 보였다고 말합니다. 삶에서 겪는 숱한 이별과 상실이 결국에는 아름답게 남을 수도 있다는 위로를 담은 작품입니다. 가장 큰 스케일의 작업인 〈나에게서 너에게로〉는 한 그루의 나무를 통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한쪽 가지는 바삭하게 메말라 있고 다른 쪽은 잎이 무성한데, 작가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 메말라 있던 시기, 누군가와 연결되었을 때 느꼈던 생명력을 이 나무에 담았다고 설명합니다. 자신의 결핍이 오히려 타인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이 작업의 출발점입니다. 전시장 한쪽에는 작가가 실제 프러포즈를 받았을 때 사용됐던 그림도 함께 걸려 있어, 작품 속 연결의 서사가 작가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식물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어지는 관계의 결을 한국화 특유의 섬세한 묘사로 풀어낸 전시입니다. 글: 손만승 @art.connecter #연희동전시 #갤러리0도씨 #김가인작가 #한국화 #korean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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