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기] 정보경 개인전 — OMG 한남동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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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후기] 정보경 개인전 — OMG 한남동 전시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6.2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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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후기] 정보경 개인전 — OMG 한남동 전시 작가 : 정보경 @bokyung_joung 전시명 : 사유를 앞질러 일정 : 2026. 6. 19 ~ 7. 5 (일·월 휴관) 장소 : OMG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12길 8) 한남동 OMG에서 진행 중인 정보경 작가의 개인전 《사유를 앞질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전부 모노타입 작업으로 채워졌습니다. 유성잉크를 매끈한 판 위에 올리면 번지거나 뭉치면서 붓의 결과 갈라짐이 고스란히 남고, 찍어내는 압력과 속도에 따라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정보경 작가는 이 과정을 일종의 '사건'으로 부릅니다. 전시에 놓인 작품들은 모두 자화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정작 작가 본인의 얼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꽃병이나 인형, 사슴 같은 형상들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포르투갈 시인 페소아 역시 자신을 75개가 넘는 '이명(異名)'으로 나누어 표현했고, 이를 단순한 가명이 아니라 각자 고유한 인격을 지닌 또 다른 자아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체성을 'A=A'라는 고정된 틀로 보지 않고, 한 사람 안에 잠재된 여러 가능성을 끌어내는 작업이었던 것입니다. 정보경 작가가 자신을 사슴이나 꽃병으로 그려내는 행위도 비슷한 충동에서 비롯된 듯합니다. 드가에게 모노타입이 통제를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출구였다면, 정보경 작가에게는 거꾸로 작용합니다. 자신이 그려내는 타인에 대한 생각, 그리고 스스로를 탐구하려는 욕구를 통제하려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작업 시간이 4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제약 안에서, 정보경 작가는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물음을 계속 붙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지점은 '고스트 판(Ghost Print)'입니다. 원판에서 한 번 더 찍어낸 흐릿한 인쇄물로, 잉크 대부분을 덜어내고 약간만 남긴 채 파스텔처럼 가볍게 찍어낸 것입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위학일익, 위도일손(爲學日益, 爲道日損)" — 배움은 날마다 더하는 것이고, 도는 매일 덜어내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비워낼수록 본질이 드러납니다. 사유를 앞서가는 자아와 세계 사이의 경계가 옅어지는 그 지점에서, 고스트 판에 남은 흐릿한 흔적은 작가가 시간을 들여 몸으로 쌓아온 감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글: 손만승 @art.connecter #한남동전시 #OMG #정보경작가 #모노타입 #korean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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