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빈 작가의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psb_artist
아트인코리아
승인 2026.07.13 09:46

박세빈 작가의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psb_artist
박세빈 개인전
<Calling from the Eye of the Storm>
2026.7.8~8.2
갤러리밈 M'cube 3F @_gallerymeme
<전시감상 요약문>
전시감상 - 박세빈(b.2001)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풍경이 된 기도
이 상 민 | 미술인문 작가, 한국작가후원연대 이사장
박세빈 작가는 광목과 장지 위에 분채·과슈·금펄·은펄을 겹겹이 올려 동양화의 문법과 서양화의 물성을 한 화면에 접붙이는 작업을 지속해온 작가다. 18점 중 12점이 신작, 작가 스스로 '온전히 의뢰하는 마음으로' 구성했다는 이번 전시는 그간의 여정 중 가장 밀도 높은 결산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화면의 표면 자체였다. 거친 면포와 한지 위로 분채가 스미고 과슈가 얹히며 금펄·은펄이 빛을 반사한다. 동양화 전공자가 서양화 재료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이 태도는 재료 실험을 넘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공존'이라는 주제 자체를 실증한다. 재료가 이미 내용이 되는 순간,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통섭의 지점이었다.
전시 제목이자 핵심은 '태풍의 눈'이다. 가장 거센 바람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그 중심은 기이할 정도로 맑고 평온하다는 자연현상의 역설을, 작가는 신앙적 은유로 확장한다. 뭉게구름이 내부에서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장면, 어두운 숲 사이로 삼각형의 빛기둥이 쏟아지는 장면 모두 어둠과 빛이 대립하지 않고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하는 구도를 취한다. 대립이 아니라 수렴, 이것이 이 작가의 회화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4월 리나갤러리 개인전의 연장선이다. 전작이 위로부터 내려오는 빛, 수직적 구원의 이미지였다면, 이번엔 그 빛이 텅 빈 갤러리에 홀로 앉은 인물, 안개비 흩날리는 숲길, 갈대숲 사이 빛기둥 같은 구체적 일상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초월성이 장소성으로 내려앉는 이 이동이 두 전시를 하나의 연작으로 묶는다.
개인적으로 오래 머문 작품은 짙은 숲 사이 삼각형의 황금빛이 뚫고 들어오는 <The time is coming>의 장면이다. 어둠이 빛을 에워싸는 게 아니라 빛이 어둠을 뚫고 스스로 자리를 만든다는 인상, '태풍의 눈'의 가장 정확한 시각적 등가물이었다.
동양화 재료와 서양화적 광선 묘사의 만남이 형식적 통섭이라면, 성서 텍스트와 풍경화의 만남은 내용적 통섭이다. 두 겹의 통섭이 하나의 정서적 온도 - 기쁨과 인내, 간구와 믿음 - 로 응축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그것이 이번 전시 감상의 핵심이었다.
2001년생인 박세빈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양의 전통 재료인 광목과 장지 위에 분채·호분·백토와 같은 안료를 서양화의 과슈, 금펄과 은펄 같은 이질적 재료와 나란히 얹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구축해온 작가다. 그는 신앙적 사유를 추상적 교의가 아니라 빛과 대기, 풍경이라는 구체적 시각 경험으로 옮겨내는 데 관심을 기울여왔으며, 이 관심은 2026년 4월 리나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Peace from Above>를 거쳐 이번 갤러리밈 M'cube 개인전 <Calling from the Eye of the Storm>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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